승려복지는 종단의 핵심 사업
사부대중 힘 모아 동참한다면
종단안정 공동체 회복에 기여
승려복지는 종도의 한결같은 바람이자 종단의 커다란 숙원이었습니다. 승려복지에 대한 종단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는 한국불교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노후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사설사암을 소유하는
등, 승가의 공동체 정신에 영향을 끼친다는데 많은 스님들이 공감하기도 합니다.
이에
종단은 십 수 년 전부터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며 ‘승보공양실천운동’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재원마련과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미비하여 시행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33대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승려복지가 종단 및 불교발전과 직결되는 핵심 사안임을 인식하고
핵심과제로 선정해 구체적인 시행준비에 들어가 마침내 2011년 4월 승려복지법을 제정하고 승려복지회를 전담기구로 설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제도 정착화를 위해 진력한 결과 2015년부터는 지원규모도 대폭 확대됐습니다.
종단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내년부터 스님들이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할 예정에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은
거의 모든 스님들이 가입해 혜택을 받고 있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가입한 스님이 20%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른 재원 마련을 위해
종단과 교구가 함께 힘을 합쳐 추진해 나가고 있지만 많은 난관이 마주하고 있기도 합니다. 승려복지는 스님들이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수행과 포교에
진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승가 또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종단도 핵심 사업으로 지속하고, 제도 정착과 발전을 위해 쉼없이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불자 모두 ‘승보공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발원으로 삼아 미래 한국불교를 밝히는 불사에 두루 동참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사부대중이 하나로 뜻을 모아 승려복지를 구현하여, 종단
화합과 안정에 기여하고 우리 사회에 종교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단단하고 넓은 자양분을 갖추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불기2560(2016)년 7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합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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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운스님은 지난 11일 조계종 총무원 사업부장 임명장을 받은
직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종단을 외호한다는 사명감으로 승려복지 불사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사진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 종단 외호의 사명감으로 승보공양 ‘동참’
‘우리 일’이란 확신 갖고 마음 모아주길
…
■조계종 사업부장 각운스님
80년대만 해도 병들면
물고기에
공양 올린다는 말 있을 정도…
가톨릭의 경우 십 수 년 전부터
노후문제 관심…제도 장치
마련
인천의 사표 스님들 걱정 없도록
승려복지기금 마련에 최선 다할 것
“스님들이 노후를 염려하지 않고, 수행과 포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부대중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합니다.” 조계종 총무원 사업부장으로
임명받은 각운스님은 승보공양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참여를 당부했다.사업부장 각운스님은 “출가 수행자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종단에서 외호한다는
사명감으로 승려노후복지 불사가 원활하게 추진돼야 한다”면서 “가톨릭의 경우 십 수 년 전부터 성직자의 노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봉암사, 해인사, 법주사 등 제방선원에서 23안거 정진한 이력이 있는 사업부장 각운스님은 “80년대만 해도 병이 든 수좌들이 만행하다
걸망에 돌을 넣고 바다에 빠져 물고기에게 공양을 올린다는 말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그처럼 스님들이 수행에 전념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종단에서 승려노후복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만 해도 큰 성과임에 틀림없습니다.”
각운스님은 “비록 지금은 미미한 것 같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처럼 사명감과 원력을 갖고 실천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스님과 불자들이 ‘우리 일’이라는 확신을 갖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총무원 재정국장과
종단수익특보 등을 역임한 각운스님은 종단에서는 처음으로 감로수 판매 실무를 맡아 전국을 누볐다.
2년간 전국을 2바퀴 넘게 돌며 때로는 차에서 잠을 자는 등 촌각을 아끼며 종단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33대 총무원 집행부
출범이후 감로수, 상조사업, 달력 판매 등을 통해 최소 10억 원 이상이 승려노후복지기금으로 들어갔다. 지난 11일 사업부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사업부는 종단의 긴 미래를 볼 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부서”라면서 “사명감과 원력, 신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종단의 사업부장이란 막중한 책무를 맡은 각운스님은 “사업을 통해 형성된 수익금은 전액 승려노후복지 재원 등 100퍼센트 종단
공공기금으로 사용된다”면서 “역량을 총동원하여 종단 발전을 이루는 재원을 마련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업부장 각운스님은 “옛날에는 10년이면 강산이 한번 바뀐다고 했는데, 지금은 10년이면 강산이 다섯 번도 더 바뀌는 초스피드 사회”라면서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선도하기 위해선 종교계도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의 경우 5억원의 자본금과 5명의 직원으로 재원 마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채 안 되는 지금은
1000억원~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우리 종단이라고 못 해낼 이유가 없습니다.”
각운스님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님과 불자들의 인식”이라면서 “합심해 노력하면 멀지 않은 시기에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조계종 진성신도 100만 명이 종단의 감로수를 구입한다면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한 달에 6병 정도의 생수를 사서 먹는다고 하는데, 100만 명이면 1년에 7200만병이 되는 것 아닌가요.”사업부장
각운스님은 “출가자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 연령도 고령화되고 있다”면서“인천의 사표가 될 스님들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고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소임을 충실하게 보면서 승려노후복지기금 마련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매월 40여 만원 얼핏 적은 돈 같지만
수행자에겐 요긴…의무적 가입필요”
■ 국민연금납부로 노령연금 수령하는 호법부장
세영스님
국민연금은 가장 기본적인 노후대책수단이다. 가입자가 퇴직
등으로 소득원을 잃을 경우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 1988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
국가가 주도하고 보증해 수익률도 높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일반사회에선 보편화됐지만, 세속과 떨어져 있는
스님들에겐 아직은 생소한 제도다.
이런 가운데 총무원 교역직스님 중 국민연금 혜택을 받는 스님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 세영스님. 1955년 2월생인 스님은 만 61세가 된 지난 3월부터 매월 40여만 원의 노령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노령연금이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일정기간 납부한 사람이 만 60세가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연금을 가리킨다.
국민연금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65세 이상이 된 노인 중에서
생활이 어려운 계층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초연금과는 개념이 다르다.
세영스님은 “월40만원이 얼핏 적은 돈으로 여겨질지 몰라도 독신인 스님들에게는 요긴한 용돈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평생 동안 들어오는 돈인 만큼 스님들의 노후생활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도 처음엔 국민연금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생사의 경계를
초탈해야 하는 수행자가 ‘노후’를 고민한다는 게 좀 창피했고, 다른 스님들처럼 ‘뭐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던 중 여주 신륵사 주지였던 1998년 사찰 부설 연꽃어린이집 원장을 맡게 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나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시설의 장이 되고 녹봉을 받으면서 의무적으로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했던 것이다.
이때만 해도 ‘그저 그러려니’ 여겼고 월급에서 보험료가 공제될 때만 해도 무덤덤했다. 20년 가까이 흘러 어느 날 국민연금공단에서 수급통지서가 날아왔고 통장에
꼬박꼬박 노령연금이 입금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의 ‘홍보대사’
수준이다. “요즘처럼 각박한 각자도생의 시대에 노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국민연금인 것 같다”며 “국가가 미래를 내다보고 참 잘한 정책”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야깃거리는 단순히 ‘국민연금 수혜자 스님’이란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종단 집행부가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형식으로 종책을 내놓을 만큼, 승려노후복지는 오랜 화두이자 난제다. 미처 계획을 세워두지 못한 다수의 노스님들이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세영스님도 국민연금을 계기로 느끼는 바가 컸다. “스님들의 안정된 노후가 종단의 건강성을 높이는 기반”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이와 같은 결심에서 스님은 10명의 상좌들에게 각각 달마다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총 200만원이다.
그냥 공짜로 주는 돈을 아니다. “반드시 국민연금을 비롯한
4대 보험료를 납부하라”고 당부하며 주는 돈이다. 아울러 유학비를 포함해 학비와 병원비만큼은,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하고 싶은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무조건 지급한다. 민간 개인연금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라고 유도하고 있다. 스님 자신이 국민연금의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이다.
“종단에서 승려복지를 최우선의 핵심사업으로 설정하고 이끌어
간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종단이 아무리 열심히
뛴다 해도 방대한 규모의 재원 마련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스님들 개인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자각이 필요한 때입니다. 스님들도 국민인 만큼, 국민연금은 스님들이 지켜야할 의무이고 누려야할 권리입니다. 아무쪼록 더 많은 스님들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에 대한 개념을 숙지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으면 합니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도 중생들에게 더
넉넉하게 베풀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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