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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노인의 한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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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문사 작성일2016.09.21 조회3,9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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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인의 한숨소리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같다 하고,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가지 않는다 한탄하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 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 하리요
보고픔만 더 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버린 저- 할머니처럼
세월이 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 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 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만이
유일한 낙(樂) 이더이다.

자식 십여 남매 있음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거할 곳 없는데..
아들 딸 자식들 유명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흘러 왔는데..

허리띠 졸라매고
최고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했던들 무엇 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 아닌 다른 사람 손 빌려야 하는 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 까지가 멀고도 험 하였는데-
종착역에 들어오니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한없이 외롭더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은 더 외롭더이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차라리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지요.

몸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한 것을...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할뿐
모진 비바람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 같은
잔잔한 마음으로 돌아갈 뿐인 것을....

- [출처] 어느 양로원에 놓여있는 가슴 아픈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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