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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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문사 작성일2017.03.03 조회6,054회 댓글0건본문
🔸며느리 편지🔸
아버님 어머님 보세요.
우리는 당신들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나이들면 외로워야 맞죠.
그리고 그 외로움을 견딜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고요.
자식 손자 며느리에게서 인생의 위안이나 기쁨이나 안전을 구하지 마시고
외로움은 친구들이랑 달래시거나 취미생활로 달래세요.
죽을 땐 누구나 혼자입니다.
그 나이엔 외로움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고
나이들어서 젊은이 같이 살려하는게 어리석은 겁니다.
마음만은 청춘이고 어쩌고 이런 어리석은 말씀 좀 하지마세요.
나이들어서 마음이 청춘이면 주책바가지인 겁니다.
늙으면 말도 조심하고 정신이 쇠퇴해 판단력도 줄어드니
남의 일에 훈수드는 것도 삼가야하고 세상이 바뀌니 내 가진 지식으로
남보다 특히 젊은 사람보다 많이 알고 대접받아야 한다는 편견도 버려야합니다.
나이든다는 건 나이라는 권력이 생긴다는게 아니라
자기 삶이 소멸해 간다는 걸 깨닫고 혼자 조용히
물러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몇개월에 한 번을 하든, 1년에 한 번을 하든
아니면 영영 하지 않아도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세요~
그것 가지고 애들 아빠 그만 괴롭히세요!
마지막으로 이번 추석에 승훈이랑 병훈이 데리고
몰디브로 여행가니까 내려가지 못해요.
그렇게 아시고 10만원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해
놓았으니 찾아 쓰세요.
🔹시어머니의 답장 내용🔹
고맙다. 며느라~
형편도 어려울텐데 이렇게 큰돈 10만원씩이나
보내주고...
이번 추석에 내려오면 선산 판거 90억하고
요앞에 도로 난다고 토지 보상받은 60억 합해서
3남매에게 나누어 줄랬더니...
바쁘면 할 수 없지뭐 어쩌겠냐?
둘째하고 막내딸에게 반반씩 갈라주고 말란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살겠니?
여행이나 잘다녀와라. 제사는 이에미가 모시마.
🔸며느리의 답장 내용🔸
헉!!!~
어머니 친정부모님한테 보낸 메시지가 잘 못 갔네요ㅠ.ㅠ
친정에는 몰디브간다 하고서 연휴내내 시댁에 있으려고 했거든요 헤헤^^
어머니 좋아하시는 육포 잔뜩사서 내려갈께요
항상 딸처럼 아껴주셔서 감사해요~
P.S 오늘은 어머님께 엄마라고 부르고 싶네요
엄마 사랑해요~~~
🔹어머니의 답장 내용🔹
사랑하는 며느라!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운데 이걸 어떡하면 좋니.
내가 눈이 나빠서 만원을 쓴다는게 억원으로 적었네.
선산판거 90만원, 보상받은거 60만원해서 제사 모시려고 장 봐놨다.
얼른와서 제수 만들어다오.
사랑하는 딸아.난 너 뿐이다.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