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 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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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문사 작성일2016.05.17 조회5,896회 댓글0건본문
전심법요 48.
豈不見(개불견)가 阿難(아난)이 問迦葉云(문가섭운)하되
어찌 듣지 못하였느냐? 아난이 가섭에게 묻기를,
世尊(세존)이 傳金襴外(전금란외)에 別傳何法(별전하법)이닛고
세존께서 금란가사를 전하신 외에 따로 무슨 법을 전하셨습니까?' 하니
迦葉(가섭)이 召阿難(소아난)하대 阿難(아난)이 應諾(응락)이어늘
가섭이 아난을 불렀다. 아난이 대답하자
迦葉云(가섭운) 倒卻門前刹竿著(도각문전찰간착)하라하니
가섭이 말하기를, '문 앞의 깃대를 꺽어 버려라.' 하였으니
此便是祖師之標榜也(차변시조사지표방야)니라
이것이 바로 조사의 팻말이다.
甚深阿難(심심아난)이 三十年爲侍者(삼십년위시자)하야
몹시 총명한 아난이 30년 동안 부처님의 시자로 있으면서
秖爲多聞智慧(지위다문지혜)라 被佛訶云(피불가운) 汝千日學慧(여천일학혜)가
많이 들어 얻은 지혜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천일 동안 닦은 너의 지혜는
不如一日學道(불여일일학도)라하시니
하루 동안 도를 닦느니만 못하다'고 꾸지람을 들었다.
若不學道(약불학도)하면 滴水難消(적수난소)니라
만약 도를 배우지 않는다면 물 한 방울도 소화시키기 어렵다 하리라.
問(문) 如何得不落階級(여하득불락계급)이닛고
문; 어떻게 하면 수행의 등급에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師云(사운) 終日喫飯(종일끽반)하되 未曾咬著一粒米(미증교착일립미)하며
답; 종일토록 밥을 먹되 일찍이 한 톨의 쌀도 먹은 바가 없으며,
終日行(종일행)하되 未曾踏著一片地(미증답착일편지)니
종일토록 다녀도 한 조각의 땅도 밟은 바가 없다.
與摩時(여마시)에 無人我等相(무인아등상)이라
이러한 때에는 남이다 나다 하는 모양이 없다.
終日不離一切事(종일불리일체사)하되
종일토록 일체의 일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不被諸境惑(불피제경감)하야사 方名自在人(방명자재인)이니라
모든 경계에 휘둘이지 않아야 비로서 '자재인'이라 부른다.
更時時念念(변시시념념)에 不見一切相(불견일체상)하며
또한 생각 생각 어느 때라도, 일체의 모습을 보지 않으며
莫認前後三際(막인전후삼제)어다
앞뒤의 삼제(과거 현재 미래)를 헤아리지 말라.
前際無去(전제무거)하고 今際無住(금제무주)하며 後際無來(후재무래)하야
과거는 지나가서 없고 현재는 머뭄이 없으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安然端坐(안연단좌)하야 任運不拘(임운불구)하야사
편안하고 단정하게 앉아, 움직이는 대로 내맡겨 얽매이지 않아야만,
方名解脫(방명해탈)이니 努力努力(노력노력)이어다
비로서 해탈이라 할 수 있으니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
此門中千人萬人(차문중천인만인)에 只得三箇五箇(지득삼개오개)니
이 문중의 천 사람 만 사람 가운데서 오직 세명에서 다섯 명만 얻을 뿐이니
若不將爲事(약불장위사)하면 受殃有日在(수앙유일재)니라
만약 도 닦는 일을 하지 않으면 재앙을 받는 날이 있을 것이다.
故云(고운) 著力今生(착력금생)에 須了卻(수료각)이니
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금생에 힘을 쏟아 깨달아 마쳐버린다면
誰能累劫受餘殃(수능루겁수여앙)이리오하니라
어느 누가 겁이 다하도록 남은 재앙을 받겠는가' 하였느니라.
黃檗山(황벽산) 斷際禪師(단제선사) 傳心法要(전심법요) 終 (종)
황벽산 단제선사의 전심법요를 마친다.
蛇足(사족); 아난이 가섭에게 묻습니다. 부처님께서 법을 부촉하실때에 금란 가사이외에 따로 뭘 전해주신것은 없는지 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가섭존자는 아난에게 절앞에 세워둔 찰간을 꺽어 버리라고 합니다. 찰간은 덕이 높은 고승이 법을 펴고 있다는 표시인데 그걸 꺽어버리라는 겁니다. 부처님도 한법도 얻은 것이 없어서 연등부처님한테 다음에 석가모니 부처가 될거라고 수기를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실로 얻을 것이 없는, 없는 법을 얻는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법없는 법을 얻으면은 일체의 일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모든 일에 휘둘리지 않아 자재인이 된다고 말씀하시네요. 그리고 금생에 힘써 깨달음을 얻으면 누가 겁이 다하도록 육도 윤회하면서 재앙을 받겠느냐고 하십니다. 정말 허공이 하나인 도리를 깨달으면 육도 윤회를 누가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