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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모이면 있는듯하고, 인연이 흩어지면 없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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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문사 작성일2016.12.22 조회3,4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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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무생법인(無生法忍)


1) 인연이 모이면 있는듯 하고, 인연이 흩어지면 없는 듯하다.


중생의 숱한 번뇌와 갈등, 심지어 '성불(成佛)'하지 못해 안달하는 간절한 갈구마저도, 많은 선지식들이 한결 같이 전부 까닭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만법이 본래 생멸이 없고 가고 옴이 없음에도, 중생이 이 여여(如如)한 실상(實相)을 알지 못하고 그 가운데서 생멸을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생의 미혹을 벗겨주기 위해 붓다가 설파한 것이 연기법(緣起法)이니, 일체 만유가 유정이건 무정이건 다만 인연으로 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자체의 성품이 없다는 것이 바로 그 요체이다.


 이러한 온갖 법의 실상(諸法實相)을 알지 못하고, 늘 눈앞에서 벌어지는 생성과 소멸이 실제 일어나는 일인 줄로 오인한다면, 계속 작용의 주체를 세워 업(業)을 짓고 보(報)를 받게 될 것이니, 끝내 그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법이 비록 겉으로 보기엔 생겨나고 머물고 변하고 사라지는 것(生住異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는 일이 없다는 것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의 뜻이니,한 생각 일어나면 곧장 무생법인에 들어 만법이 남(生)이 없고, 성품도 없어서, 티끌만한 한 법도 간여할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은 끝내 불생불멸이요, 불래불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니,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일(見聞覺知)이 실제인 줄 아는 자는 제도하지 못한다고 했던 선현들의 뜻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초조(初祖)가 이르기를,『온갖 '지음(作)이 있는 곳'이 바로 '지음이 없는(無作) 곳'이며, 바로 이 '지음이 없는 법'(無作法)에서 부처를 보리니, 만약 모양(相)을 보는 때에는 온갖 처소에서 귀신을 보리라』고 했으니, 경(經)에서 풀기를 『짓는 때에 짓는 자도 없고 짓는 법도 다 없어서, 사람과 법(人·法)이 모두 비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깨달으면 바로 부처가 되려니와, 만약 '지음이 없는 법'(無作法)에 헷갈리면 곧 환상(幻相)이 앞에 나타나리라』고 하였다.


 이처럼 그저 인연이 모이면 있는 듯하고 인연이 흩어지면 없는 듯하여, 있고 없음이 다만 연기(緣起)일 뿐이라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고인(古人)의 게송에 이르기를


    마치 사람이 길의 흙을 파서
    사람의 상(像)을 만들었다면
    어리석은 사람은 '상이 생겼다' 하고,
    지혜로운 이는 '길의 흙일 뿐'이라 함과 같다.


    뒷날 관인(官人)이 길을 가다가
    상(像)을 허물어서 길을 도로 메웠다면
    '상'은 본래 생겼거나 없어진 일이 없고
    길 또한 옛 것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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